“오늘은 무슨 밥을 먹지?” 예전에는 굳이 하지 않았을 질문입니다. 가족 모두가 밥솥으로 지은 똑같은 밥을 먹는 것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죠. 흰쌀밥이 기본이었고, 밥을 먹을지 고민하는 경우는 있어도 어떤 밥을 먹을지 고심하는 경험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먹는 양을 고르고, 건강을 고려하고, 때로는 새로운 맛을 선택합니다. 같은 식탁에서도 목적과 취향에 따라 다른 밥을 먹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때론 그 변화를 이끄는 두 주역을 만났습니다. CJ제일제당에서 햇반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정다연님과 햇반 제품 전반을 담당하는 고수연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밥을 사 먹는다’에서 시작된 변화
햇반 출시 초기 가장 큰 난관은 ‘밥을 먹는 방식’ 자체였습니다. 밥은 당연히 집에서 쌀을 씻어 밥솥에 안쳐 먹는 음식이었고, ‘밥을 사 먹는다’는 선택은 낯설었습니다.

“출시 초기 ‘밥을 사 먹어?’라는 반응이 가장 큰 허들이었어요. 그래서 햇반이 내세운 메시지는 바로 ‘미안해하지 마세요’였습니다. 가공된 밥을 가족에게 내어주는 미안함부터 덜어내는 것이 1순위였어요.” – 정다연님
햇반이 바꾼 것은 ‘밥을 사 먹는다’는 인식만이 아닙니다. 컵반으로 별도의 반찬 없이 한 끼를 해결하고, 솥반으로 다양한 재료를 더한 밥을 즐기는 등 밥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고수연님은 사람들이 밥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과거에는 ‘밥을 얼마나 든든하게 먹을까’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얼마나 나에게 맞게 먹을까’를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습니다. 밥도 이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선택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 고수연님

이제는 ‘밥을 먹을까’보다 ‘어떤 밥을 먹을까’
예전에는 건강을 위해 단순히 밥양을 줄이는 걸 먼저 떠올렸다면, 이제는 자신의 건강 목표에 맞는 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쌀 소비량은 줄어드는 반면 잡곡 소비는 증가하고 있고, 소비자 조사에서도 통곡물이나 저탄수화물 같은 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밥을 덜 먹으려는 것만이 아니라 더 나은 밥을 골라 먹으려 한다는 뜻이었고, 그 지점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 정다연님
하지만 건강한 밥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햇반 라이스플랜 출시 초기, 홈쇼핑을 통한 제품 문의는 많았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고수연님은 기존 흰쌀밥과는 또 다른 가치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도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곡물과 효익을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건강함에 더해 왜 이 밥을 선택해야 하는지까지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 이후 제품을 고민하는 데 중요한 인사이트가 됐습니다.” - 고수연님
건강을 넘어 취향으로
건강에 취향이라는 기준까지 더해지면서 밥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습니다. 밥 자체의 맛과 새로운 조합을 즐기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차햇반처럼 기존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조합이 등장한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고수연님은 말차햇반을 상품화하며 소비자가 밥 자체를 가지고 재미있게 즐기고 싶어 하는 니즈를 발견했다고 설명합니다.
“반찬을 자유자재로 고르거나 조합해서 먹듯 밥도 이제는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고르고 즐기는 기호 음식이 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 고수연님
햇반은 SNS의 급상승 키워드와 언급량, 신제품 반응, 해외 식문화 등 다양한 데이터를 살펴보며 새로운 제품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고수연님은 ‘Food AI 360*’을 통해 말차 트렌드가 소강상태라는 인식 속에서도 관련 언급량과 소비자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Food AI 360: 실시간 트렌드 분석, 상품 기획·개발, 소비자 반응 예측 기능을 통합한 CJ제일제당의 AI 기반 마케팅 인텔리전스 플랫폼
“밥은 여전히 끼니의 기본이지만, 이제는 취향까지 반영하는 선택지가 된 거죠. 어쩌면 밥은 지금 가장 빠르게 다시 정의되고 있는 음식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고수연님
모두의 밥상에 더 많은 선택을

“이제 한 식탁에서도 모두가 같은 밥을 먹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햇반도 백미밥에서 시작해 지금은 라이스플랜, 솥반, 컵반 등 선택지가 다양해졌고 더 나아가 PKU 환아들을 위한 저단백밥을 만드는 등 모두가 평범한 밥상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 햇반이 만든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 정다연님
누군가에게는 간편한 한 끼, 누군가에게는 건강을 고려한 밥, 또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한 끼. 햇반은 다양한 필요에 맞춰 밥의 역할을 넓혀왔습니다. 그럼에도 따뜻한 밥 한 공기가 우리의 일상을 든든하게 받쳐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
지난 30년 동안 달라진 것은 밥을 선택하는 기준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30년 뒤에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밥 한 공기’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더 작아질 수도 있고, 더 건강해질 수도 있고, 밥 자체가 하나의 메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햇반이 만들어갈 다음 30년 역시 그 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밥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