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를 가든 ‘만두’처럼 생긴 음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속을 반죽으로 감싼 요리’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역이나 식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죠.
일본은 '교자(餃子)'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곳입니다. 단순한 인기 메뉴 수준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국민식, 소울푸드로 자리 잡았죠. 그렇다 보니 해외 만두 브랜드가 진입해 교자의 아성을 넘어서기엔 굉장히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일본 냉동만두 시장에서 비비고는 '한국식 만두'의 새로운 입지를 개척하고 있는데요. CJ FOODS JAPAN에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을 이끌고 있는 이치카와 사요님(市川紗世)을 만나 일본 내 K-푸드의 현주소와 마케팅 전략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한국 식품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되다
지난 2019년 CJ FOODS JAPAN에 합류한 이치카와님은 현재 비비고와 미초 등 핵심 브랜드의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어요. 광고, SNS 운영, 매장 프로모션 등 일본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확장시키기 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죠.
평소 식품업계와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던 이치카와님이 CJ FOODS JAPAN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아직 대중적이지 않은 한국 식품을 일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지금은 한국 식품이 상당히 친숙해졌지만, 입사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당연한 건 아니었거든요.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교자'의 나라에서 '만두'의 매력을 전파하다
현재 CJ FOODS JAPAN의 만두 사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5년 만두 생산 공장을 설립해 자체 생산 체제를 강화하면서, ‘한국 식품’의 틀을 넘어 일본 냉동만두 시장의 주류로 안착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일본의 대형 식품업체들도 CJ FOODS JAPAN의 이러한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일부 업체에서는 교자가 아닌 ‘만두’라는 이름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흐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일본 소비자의 입맛과 식문화 기준이 워낙 높고 보수적이기 때문이죠.
“일본은 평소 즐겨 먹는 익숙한 음식이 강세를 보이는 시장입니다. 단순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없습니다.”
이치카와님은 한국 만두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본 소비자의 일상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바쁜 날 식사로 편리하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와 같이 철저히 일본 소비자의 시각에서 제품의 가치를 제안하는 방식을 택했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특정 마니아층이 먹는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카테고리로 인식되고 있어요. 쫄깃한 만두피와 풍성한 속재료를 갖춘 비비고 만두가 기존 일본 교자와 차별화됐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는 거죠.

낯섦을 허물고 일상의 선택지가 되기까지
물론 ‘기존 교자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라는 일본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물음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예요. 이치카와님은 이 장벽을 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체험’을 강조합니다. 일단 맛을 보면 품질에 감동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죠.

최근 출시한 ‘비비고 만두교자’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 무기입니다. ‘비비고 만두교자’는 한국 만두 특유의 풍성한 식재료와 만족감, 일본 소비자가 교자에 기대하는 맛과 편의성을 융합한 제품인데요. 만두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비비고 만두’ 입문 제품인 셈입니다.
출시와 함께 ‘힘내라 카노 만두부장’이라는 스토리형 콘텐츠로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카노 에이코가 만두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카노 에이코가 직접 부른 만두 테마송은 3일만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죠.
고객들의 자발적 후기나 구매인증 글들이 무수히 올라왔고, 일부 매장에서는 비비고 만두교자 품절사태까지 빚어질 정도였어요. 실제로 ‘비비고 만두교자’는 2026년 3월 출시 후 첫 달 매출만 약 7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단기간 현지 주요 유통 채널 6천여 개 점포에 입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죠.
이에 힘입어 비비고 만두는 올해 3월 일본 시장에서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일단 경험을 한 뒤 점진적으로 비비고 왕교자와 같은 정통 한국식 만두로 관심을 유도해 전체 만두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 이러한 이치카와님의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셈입니다.

새로운 식문화를 전파하는 마케터의 꿈
인터뷰 말미에 이치카와님에게 CJ FOODS JAPAN에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를 물었는데요. 답변에는 마케터로서의 사명감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만두'라는 단어가 일본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할 때 ‘교자’를 떠올리듯, ‘만두’가 식탁 위의 당연한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일본에 새로운 식문화를 넓혀가는 의미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이치카와님. 일본의 확고한 교자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한국식 만두의 차별화된 매력을 영리하게 전달하고 있는데요. 이치카와님과 CJ FOODS JAPAN이 만들어갈 ‘만두'의 새로운 역사가 일본 식탁 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