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당시 미국에 진출한지 10년을 맞은 ‘비비고’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습니다. LA 대형마트에 진열된 비비고 제품들, 새롭게 건설된 버몬트 공장에서 생산되는 만두와 김을 구경했죠. 이어 THE CJ CUP이 열리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했고, 골프장 한 쪽에 마련된 비비고 부스에서 만두를 비롯한 한식을 먹는 금발의 외국인을 보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2026년 5월,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2026 THE CJ CUP Byron Nelson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2017년 첫 대회 개최 이후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만큼,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또다시 미국을 찾은 건데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4년의 시간 동안 많은 게 변해 있었습니다.
THE CJ CUP 중심에 자리 잡은 비비고 컨세션, 달라진 K-푸드의 위상을 증명하다

가장 눈에 띄게 변한 건 7번홀과 17번홀 앞에 마련된 비비고 컨세션이었습니다. CJ제일제당은 7번 컨세션을 캐주얼 다이닝 콘셉트로 꾸미고 유용욱과 박정현, 보 맥밀런 등 국내외 유명 셰프들과 협업해 비비고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또 한강공원처럼 계단식 데크를 마련해 음식을 즐기면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죠.
17번 컨세션은 한식의 매운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7번 컨세션과 달리 비비고 메뉴를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그랩 앤 고(grab and go)’ 방식으로 운영했는데요. 보 맥밀런 셰프와 유용욱 셰프가 비비고 만두와 K-소스 등을 활용해 만든 스낵 메뉴를 각각 오리지널과 스파이시 등 두 가지 버전으로 판매했습니다.

비비고 컨세션은 골프장 한 쪽이 아닌 경기장 중심에 자리 잡았고, 규모도 훨씬 커졌습니다. 한식과 비비고를 단순히 홍보하기 위한, 소위 우리가 흔히 아는 ‘부스(booth)’의 개념이 아니었어요. 컨세션을 방문한 갤러리들은 메뉴를 살펴보며 거리낌 없이 주문했고, 한식을 먹는 게 익숙해 보였습니다. 4년 전 메뉴판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있던 갤러리들의 모습과 대조적이었어요.
실제로 THE CJ CUP은 선수들은 물론 갤러리들에게도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7번 컨세션에서 텍스 멕스(Tex-Mex; 텍사스와 멕시코 스타일) 만두와 김치주먹밥을 먹고 있던 조던 퀄릭에게 한식과 비비고에 대해 물었는데요.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만두랑 김스낵을 좋아해요. 지난 몇 년 동안 THE CJ CUP을 찾았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어요”라고 대답했죠.
비비고부터 jari까지, K-푸드의 진수를 선보인 'House of CJ'

7번과 17번 컨세션 사이에 자리잡은 거대한 실내 공간, ‘하우스 오브 CJ(House of CJ)’에서도 한식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대형 팬트리를 콘셉트로 꾸며진 비비고 존에서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전 제품을 진열한 대형 월(wall)이 있었는데요. 천장까지 빼곡하게 진열된 제품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 위용에 압도당하더라고요. 미국에서 한층 격상된 비비고의 위상을 시각적으로 체험하는 느낌이었어요.
비비고 존 한쪽에서는 ‘비비고 누들 스위트 앤 스파이시’의 시식이 있었는데요. 한국 음식이 매운 걸로도 유명해서인지 음식을 받고는 많이 매운지 연신 물어보며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방문객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서툰 젓가락질을 통해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걱정하던 얼굴은 금세 환희로 바뀌며 ‘엄지척’으로 승화됐습니다.

‘하우스 오브 CJ’ 중앙에서는 바텐더가 조금 특별한 칵테일을 만들어주고 있었어요. 바로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jari(자리)*’를 활용한 칵테일이었는데요. 올해 하반기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둔 ‘jari’는 협업 중인 문배술과 가무치소주를 바탕으로 ‘블랙 서울’ 등 4종의 칵테일을 운영했습니다. 외국인 바텐더가 한국 전통주를 활용해 칵테일 만드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jari’를 활용한 칵테일은 7번과 17번 컨세션에서도 판매했는데요. 외국인들이 한 손에는 한식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한국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로 건배를 하며 대회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같이 건배를 하고 싶었지만, 업무 중이라 함께 할 수 없음에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 일을 마치고 마신 jari 칵테일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대회장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4년 전 느꼈던 '신기함'은 어느새 묵직한 '자부심'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골프장 한편의 부스에서 출발해 어느덧 대회장의 중심을 차지한 비비고 컨세션, 그리고 새롭게 글로벌 도약을 준비하는 'jari'. 이번에 방문한 THE CJ CUP은 K-푸드의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을 증명하는 거대한 쇼케이스였던 것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미국을 방문했을 때 K-푸드와 비비고, jari는 얼마나 더 놀라운 모습으로 진화해 있을까요? 대회가 끝나고 갤러리들이 모두 빠져나간 텅 빈 경기장을 바라보면서, 잔디밭 위에서 울려 퍼지던 경쾌한 골프 샷 소리만큼이나 글로벌로 뻗어나갈 비비고의 시원한 내일이 더욱 기대됩니다.







